[리얼토크] '열세 살,수아' 주연 배우 이세영·감독 김희정
어머니와 단 둘이 살아가는 10대 여학생의 성장 그린 작품
열세 살. 세상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게 되지만 아직은 어린…. 외모는 쑥쑥 자라나지만 정신까지 그렇게 따라주지는 않는 어정쩡한 나이다. '열세 살, 수아'는 '우리 엄마는 분명 진짜 엄마가 아니야. 내 엄마는 따로 있어'라는, 그 시기면 누구나 가져봤음직한 열세 살 아이의 깜찍한 생각 때문에 일어나는 일을 그린 성장영화. 주연 수아를 맡은 배우 이세영과 감독 김희정을 함께 만났다.
우리, 친구 같지 않아요?" 서글서글한 웃음과 약간의 장난기가 섞이고 한눈에 보기에도 '이바구'라면 밤을 샐 수도 있을 것 같은 인상의 김 감독은 이세영과 자신을 이모와 조카, 부모도 아닌 친구 관계로 설정했다.
"감독과 배우의 관계가 중요해요. 내 스타일을 배우가 익숙하게 느껴야 하죠. 어른이라면 술을 마시지만 세영이는 아직 어리니까 함께 다니면서 영화 보고 쇼핑하고 했어요. 상미씨와 명수씨와는 술 많이 마셨죠(추상미는 극중 이세영이 연기하는 수아의 엄마로 나오고 최명수는 수아 엄마 옆에 있는 영표 역으로 나온다). 밥 먹고 술 마시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영화 속 수아는 외로운 아이다. 2년 전 아빠가 돌아가시고 혼자서 식당을 하는 엄마는 수아가 좋아하는 것이 뭔지 관심도 없고 초등학교 졸업식 때도 일해야 한다며 학교에 오지 않고 헐렁한 중학교 교복을 입혀놓고 3년은 입을 수 있겠다고 한다.
그런 엄마에 실망하고 상처받은 수아는 가수 윤설영(김윤아)을 자신의 엄마라고 생각하며 지낸다.
친구도 별로 없는 수아는 걸음 수를 세면서 걷고 다른 사람에게 쉽게 말을 건네지도, 마음을 열지도 않는다.
이세영의 전작은 '아홉살 인생' '여선생 vs 여제자'. MBC 인기드라마 '대장금'에선 어린 금영 역을 맡았다.
그러나 수아 연기는 지금까지와의 작품과는 좀 다른 연기를 요구했다. "제가 원래 밝은데 전혀 다른 성격의 수아를 연기하며 수아를 이해하기가 힘들었어요. 근데 영화를 찍고 나서 우연히 진짜 걸음을 세면서 걷는 아이를 본 거 있죠. 그런데 제가 연기한 수아랑 좀 달라 아쉬웠어요. 영화는 이미 찍고 난 뒤였으니까."
김 감독은 이세영의 연기 몰입력이 대단하다고 했다. 그 대목을 엿볼 수 있는 부분.
"내 소중한 친구에 대해 엄마가 뭐라고 하는 장면에서 '엄마가 뭘 아는데 그런 말을 하나'하는 반감을 가졌어요. 찍으면서 나도 모르게 흥분하며 목소리가 올라가더군요. 그러다가 '맞다, 나는 지금 수아지?'했던 적 있어요. 하하"
감독과 영화 제작팀이 이세영을 두고 고민한 웃지 못할 사연이 있다.
'이세영 못생기게 보이기' 프로젝트였다. 사실 김 감독은 처음 다른 사람들이 이세영을 추천했을 때 '새침데기 인상에 너무 예뻐 서울에서 온 전학생 같아' 캐스팅을 망설였단다. 그러나 막상 만나 순수함을 느끼곤 전격 캐스팅했다고.
그런 이세영을 '못 생긴' 수아로 만들기 위해 분장팀은 일부러 세영의 머리카락을 항상 뭉치게 만들었고 로션과 파우더 이외 다른 화장은 금지하게 하는가 하면 몸매는 전혀 드러나지 않는 의상만 입혔다(영화 속 수아의 의상은 조금 심하게 헐렁하고 폼이 안 난다).
아무리 영화를 위해서라지만 좀 심하지 않은가. "영화에 주로 등장하는 상상하는 표정, 당황하는 표정, 싫은 표정 등을 짓고 고개 들어서 모니터 화면을 바라보면 정말 꼴 보기 싫었던 적 있어요. 이 영화 끝나면 내가 정말 못 생겨 지는 것 아닐까 걱정할 정도였어요. (웃음)"
옆에서 거드는 김 감독. "그래도 요즘 드문 자연스러운 미모라 클로즈업의 부담이 덜했어요. 이 영화에서는 수아의 비중이 커요. 23회 촬영에 거의 다 나왔거든요. 찍고 나서 보니 자연스러운, 순수한 미가 잘 담긴 것 같아요."
이색적이게도 이 영화에는 자우림의 김윤아가 출연한다. 김윤아는 수아가 현실의 무뚝뚝한 엄마를 부정하며 친엄마로 여기는 가수 윤설영 역. "윤아씨가 '시나리오가 너무 좋다'며 자기와 세계관이 이렇게 같은 사람이 있는지 몰랐다고까지 얘기하며 도와줬어요. 마침 있었던 콘서트 장면을 영화에 담을 수 있었죠."
영화 중 수아의 엄마로 나오는 추상미의 출연 이유도 흥미롭다. 추상미는 시사 직후 있었던 간담회에서 "연기활동을 한 이후 상대역이 탐나 영화를 선택하긴 처음"이라며 자신이 열세 살 때 꼭 수아 같았고 그 시기를 이해하지 않은 채 보냈는데 시나리오를 보며 열세 살의 상미가 살아나는 것 같았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수아 엄마가 싱글 맘이지만 너무 생활력 강한 모습으로 나오기보단 적당히 약하고 적당히 부드러운 엄마를 주문했어요. 추상미씨가 겉보기에 강해보이지만 실제 만나보면 부드럽기도 해요. 꼭 그만큼 잘해줬어요."
배우 이세영은 볼 때마다 나이가 달라 보였다. '열세 살, 수아'의 포스터에선 어른처럼 보였고 영화 속에서 열세 살처럼, 실제 만나니 더 어려 보이기까지 한다. "영화는 열네 살에 찍기 시작했고요, 지금은 열 다섯 살이에요."
영화 주연이 벌써 세 번째. 6살 때 연예계 데뷔. 그런데 이세영은 알고 지낸 사람처럼 편하다.
"다음엔 푼수 같은 역할 하고 싶어요. 제가 푼수끼가 있거든요. 하하. 다른 역할 하면 제가 모르는 저를 발견할 수 있을 거고요."
'열세 살, 수아'는 김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김 감독은 1996년 폴란드 우츠 국립영화학교에 입학, 단편으로 시카고영화제, 뮌헨 영화제 등에서 수상하고 2001년 '언젠가'로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부문을 수상했다.
'열세 살, 수아'는 영화학교 졸업 후 칸 영화제 신인감독 육성프로그램인 '레지당스 인 파리'에 선발된 작품.
2003년 아버지를 잃은 경험을 바탕으로 가까운 사람의 죽음에 대해 느낀 감정을 모티브로 했다.
감독의 영화관. "영화와 드라마에서 우리의 일상이 표현되는 건 극적인데요, 보통의 삶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영화의 플롯에 희생 당하는 사소한 감정들이 중요하다고 보고 그것들을 표현하려고 하고 있어요." '열세 살, 수아', 요즘 조금씩 늘어난 조미료의 자극이 느껴지지 않는 영화 중 하나다. 14일 개봉. 김진경기자 jin@busanilbo.com
어머니와 단 둘이 살아가는 10대 여학생의 성장 그린 작품
열세 살. 세상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게 되지만 아직은 어린…. 외모는 쑥쑥 자라나지만 정신까지 그렇게 따라주지는 않는 어정쩡한 나이다. '열세 살, 수아'는 '우리 엄마는 분명 진짜 엄마가 아니야. 내 엄마는 따로 있어'라는, 그 시기면 누구나 가져봤음직한 열세 살 아이의 깜찍한 생각 때문에 일어나는 일을 그린 성장영화. 주연 수아를 맡은 배우 이세영과 감독 김희정을 함께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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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과 배우의 관계가 중요해요. 내 스타일을 배우가 익숙하게 느껴야 하죠. 어른이라면 술을 마시지만 세영이는 아직 어리니까 함께 다니면서 영화 보고 쇼핑하고 했어요. 상미씨와 명수씨와는 술 많이 마셨죠(추상미는 극중 이세영이 연기하는 수아의 엄마로 나오고 최명수는 수아 엄마 옆에 있는 영표 역으로 나온다). 밥 먹고 술 마시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영화 속 수아는 외로운 아이다. 2년 전 아빠가 돌아가시고 혼자서 식당을 하는 엄마는 수아가 좋아하는 것이 뭔지 관심도 없고 초등학교 졸업식 때도 일해야 한다며 학교에 오지 않고 헐렁한 중학교 교복을 입혀놓고 3년은 입을 수 있겠다고 한다.
그런 엄마에 실망하고 상처받은 수아는 가수 윤설영(김윤아)을 자신의 엄마라고 생각하며 지낸다.
친구도 별로 없는 수아는 걸음 수를 세면서 걷고 다른 사람에게 쉽게 말을 건네지도, 마음을 열지도 않는다.
이세영의 전작은 '아홉살 인생' '여선생 vs 여제자'. MBC 인기드라마 '대장금'에선 어린 금영 역을 맡았다.
그러나 수아 연기는 지금까지와의 작품과는 좀 다른 연기를 요구했다. "제가 원래 밝은데 전혀 다른 성격의 수아를 연기하며 수아를 이해하기가 힘들었어요. 근데 영화를 찍고 나서 우연히 진짜 걸음을 세면서 걷는 아이를 본 거 있죠. 그런데 제가 연기한 수아랑 좀 달라 아쉬웠어요. 영화는 이미 찍고 난 뒤였으니까."
김 감독은 이세영의 연기 몰입력이 대단하다고 했다. 그 대목을 엿볼 수 있는 부분.
"내 소중한 친구에 대해 엄마가 뭐라고 하는 장면에서 '엄마가 뭘 아는데 그런 말을 하나'하는 반감을 가졌어요. 찍으면서 나도 모르게 흥분하며 목소리가 올라가더군요. 그러다가 '맞다, 나는 지금 수아지?'했던 적 있어요. 하하"
감독과 영화 제작팀이 이세영을 두고 고민한 웃지 못할 사연이 있다.
'이세영 못생기게 보이기' 프로젝트였다. 사실 김 감독은 처음 다른 사람들이 이세영을 추천했을 때 '새침데기 인상에 너무 예뻐 서울에서 온 전학생 같아' 캐스팅을 망설였단다. 그러나 막상 만나 순수함을 느끼곤 전격 캐스팅했다고.
그런 이세영을 '못 생긴' 수아로 만들기 위해 분장팀은 일부러 세영의 머리카락을 항상 뭉치게 만들었고 로션과 파우더 이외 다른 화장은 금지하게 하는가 하면 몸매는 전혀 드러나지 않는 의상만 입혔다(영화 속 수아의 의상은 조금 심하게 헐렁하고 폼이 안 난다).
아무리 영화를 위해서라지만 좀 심하지 않은가. "영화에 주로 등장하는 상상하는 표정, 당황하는 표정, 싫은 표정 등을 짓고 고개 들어서 모니터 화면을 바라보면 정말 꼴 보기 싫었던 적 있어요. 이 영화 끝나면 내가 정말 못 생겨 지는 것 아닐까 걱정할 정도였어요. (웃음)"
옆에서 거드는 김 감독. "그래도 요즘 드문 자연스러운 미모라 클로즈업의 부담이 덜했어요. 이 영화에서는 수아의 비중이 커요. 23회 촬영에 거의 다 나왔거든요. 찍고 나서 보니 자연스러운, 순수한 미가 잘 담긴 것 같아요."
이색적이게도 이 영화에는 자우림의 김윤아가 출연한다. 김윤아는 수아가 현실의 무뚝뚝한 엄마를 부정하며 친엄마로 여기는 가수 윤설영 역. "윤아씨가 '시나리오가 너무 좋다'며 자기와 세계관이 이렇게 같은 사람이 있는지 몰랐다고까지 얘기하며 도와줬어요. 마침 있었던 콘서트 장면을 영화에 담을 수 있었죠."
영화 중 수아의 엄마로 나오는 추상미의 출연 이유도 흥미롭다. 추상미는 시사 직후 있었던 간담회에서 "연기활동을 한 이후 상대역이 탐나 영화를 선택하긴 처음"이라며 자신이 열세 살 때 꼭 수아 같았고 그 시기를 이해하지 않은 채 보냈는데 시나리오를 보며 열세 살의 상미가 살아나는 것 같았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수아 엄마가 싱글 맘이지만 너무 생활력 강한 모습으로 나오기보단 적당히 약하고 적당히 부드러운 엄마를 주문했어요. 추상미씨가 겉보기에 강해보이지만 실제 만나보면 부드럽기도 해요. 꼭 그만큼 잘해줬어요."
배우 이세영은 볼 때마다 나이가 달라 보였다. '열세 살, 수아'의 포스터에선 어른처럼 보였고 영화 속에서 열세 살처럼, 실제 만나니 더 어려 보이기까지 한다. "영화는 열네 살에 찍기 시작했고요, 지금은 열 다섯 살이에요."
영화 주연이 벌써 세 번째. 6살 때 연예계 데뷔. 그런데 이세영은 알고 지낸 사람처럼 편하다.
"다음엔 푼수 같은 역할 하고 싶어요. 제가 푼수끼가 있거든요. 하하. 다른 역할 하면 제가 모르는 저를 발견할 수 있을 거고요."
'열세 살, 수아'는 김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김 감독은 1996년 폴란드 우츠 국립영화학교에 입학, 단편으로 시카고영화제, 뮌헨 영화제 등에서 수상하고 2001년 '언젠가'로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부문을 수상했다.
'열세 살, 수아'는 영화학교 졸업 후 칸 영화제 신인감독 육성프로그램인 '레지당스 인 파리'에 선발된 작품.
2003년 아버지를 잃은 경험을 바탕으로 가까운 사람의 죽음에 대해 느낀 감정을 모티브로 했다.
감독의 영화관. "영화와 드라마에서 우리의 일상이 표현되는 건 극적인데요, 보통의 삶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영화의 플롯에 희생 당하는 사소한 감정들이 중요하다고 보고 그것들을 표현하려고 하고 있어요." '열세 살, 수아', 요즘 조금씩 늘어난 조미료의 자극이 느껴지지 않는 영화 중 하나다. 14일 개봉. 김진경기자 jin@busanilbo.com
/ 입력시간: 2007. 06.07. 08:40 |
/ 입력시간: 2007. 06.0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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